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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멸종 위기와 CITES 규제, 한중일 뭉치게 만든 식탁 위의 잔혹사

소페르나:Re 2026. 6. 10. 23:18

오늘의 점심 식사는 장어덮밥이었다. 장어를 먹다보니 유럽에서 장어의 멸종위기에 대한 대응과 한중일의 협업이 있었다는 우스갯 소리가 떠올랐다. 나는 장어의 스토리가 궁금해졌고 조사해 보았다.

장어는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자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장어구이는 식탁 위에서는 흔한 음식이지만, 생태학적으로는 극적인 절멸 위기에 처한 생물이다. 우리가 먹는 장어(뱀장어)의 거의 100%는 자연에서 채집한 치어를 양식장에서 키워낸 것이다.

인간은 아직 장어의 알을 대량으로 부화시켜 성어로 키워내는 상업적 기술을 정복하지 못했다.

자연 자원의 고갈이 가속화되면서 국제사회는 장어 소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칼날을 빼 들기 시작했고, 이는 역사적 앙금이 깊은 한중일 3국이 '장어 공동 전선'으로 뭉치는 기묘한 외교적 풍경을 연출하게 만들었다.

 

인공번식 불가, 실뱀장어 포획에 의존하는 양식의 민낯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뱀장어 양식의 실체는 불완전 양식(Semi-artificial Aquaculture - 자연산 치어를 포획하여 성어로 길러내는 양식 형태)이다.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투명하고 가느다란 장어의 치어인 실뱀장어(Glass Eel)를 그물로 잡아 양식장 사료를 먹여 굵게 키우는 방식이다. 즉, 자연산 치어가 잡히지 않으면 전 세계 장어 양식 산업은 그 즉시 올스톱된다.

 

 

과학계가 완전 인공양식(알에서 부화해 실뱀장어 단계를 거쳐 성어까지 기르고, 다시 그 성어에게서 알을 받아내는 순환 양식 기술)에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국립 수산 연구 기관들은 실험실 수준의 완전 양식 성공을 선언했다. 하지만 치어 단계에서의 극도로 낮은 생존율과 인공 액체 사료의 높은 단가 탓에 상업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양식 어가들은 매년 겨울과 봄 사이 강 하구로 몰려들어 실뱀장어를 싹쓸이 포획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장어 자원량의 파괴적인 급감으로 이어졌다. 자연산 치어 수급에 목을 매는 천수답식 구조가 장어의 멸종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유럽발 CITES 전면 규제 폭탄과 아시아 3국의 공동 방어선

자원 감소 속도가 한계에 다다르자 유럽연합(EU)을 필두로 한 서구 환경 국가들은 국제식물검역과 동물보호의 최고 권위 협약인 CITES(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를 통한 전면 규제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유럽 뱀장어는 이미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되어 수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나, 이를 아시아 극동 뱀장어(Japanese Eel)를 포함한 뱀장어속 전체로 확대 적용하자는 압박이다. 만약 CITES 등재가 현실화되면 국가 간 치어 거래는 물론 성어 수출입까지 마비되어 아시아 장어 산업은 궤멸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4개국은 '극동 뱀장어 자원 보존·관리 국제협력 협의체'를 결성해 공동 방어선을 가동했다. 국제 무대에서 환경 단체와 EU의 맹공에 맞서 과학적 통계 미비와 아시아 식문화 보호를 명분으로 결속한 것이다.

정치·외교적 갈등이 상존하는 한중일 3국이 장어 앞에서는 완벽한 단일 대오를 형성해 공동 대응서를 제출하고 국제 총회에서 등재 표결을 저지하는 모습은 장어 소비 시장의 엄청난 경제적 방어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니 장어를 가끔 즐겨 섭취하는 나부터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데, 3국이 뭉칠 정도면 진지한 것이다. 우리 가족의 외식메뉴 장어구이 지켜.

 

 

 

독약이 된 쿼터제,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한 시도와 결말

국제 사회의 CITES 규제 압박을 피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은 선제적인 자구책을 강구해야 하는 외교적 타임라인에 직면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자원을 보호하고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 등재를 막아낼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도입이 추진되는 제도가 바로 실뱀장어 입식쿼터제(Glass Eel Seed Influx Quota System - 양식장별로 입식할 수 있는 실뱀장어의 연간 최대 한도를 설정하는 규제)이다.

하지만 2025년 결론은 났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당사국 총회 본회의에서 CITES 부속서Ⅱ에 뱀장어 관련 모든 종을 등재사항이 부결나면서 우리 식탁의 장어는 지켜(?)진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지속적으로 장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지켜볼 일이다. 

 

 

핵심 요약

  • 장어 양식은 인공 번식의 상업적 한계로 인해 자연산 실뱀장어 포획에 100%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 국제 생태 규제(CITES 부속서 등재) 압박에 직면해 역사적 대립 관계인 한·중·일이 '장어 공동 협력'으로 결속해 등재를 저지하고 있었다.
  • 2025년 최종 결과는 CITES 부속서에 등재안이 부결 되면서 유럽은 장어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CITES는 뱀장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 끈질기다.

공부를 위한 self-FAQ

Q: 왜 장어는 다른 물고기처럼 완전한 인공 양식이 대중화되지 못했는가?

A: 장어는 심해에서 산란하고 부화한 뒤 복잡한 변태 과정을 거치는 독특한 생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인공 부화 후 자어 단계에서의 생존율이 극도로 낮고 특수한 액체 사료가 필요해 대량 생산 단가를 낮추는 상업적 상용화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Q: 유럽 뱀장어와 아시아 극동 뱀장어의 규제 차이는 무엇인가?

A: 유럽 뱀장어(European Eel)는 자원 멸종위기로 인해 이미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되어 유럽 외부로의 치어 수출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아시아 극동 뱀장어(Japanese Eel)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으나 국제 환경단체들이 등재 압박을 가하고 있어 한중일이 공동 방어 중이다.

 

Q: 실뱀장어 입식쿼터제는 어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A: 양식장별로 치어 입식량을 규제하여 남획을 예방하고 수급 과잉에 따른 장어 가격 대폭락을 막을 수 있지만, 입식량이 제한됨에 따라 어가당 생산 한계가 설정되어 단기적인 매출 제한을 겪게 될 위험이 있다.

 

참고 자료 및 연구 출처

CITES 당사국 총회서 '뱀장어 국제거래 제한' 시도 최종 무산

https://www.yna.co.kr/view/AKR20251205111300530

민물장어 자원관리···‘입식쿼터제’ 논의 본격화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4730

정부, 민물장어 자원관리 강화…치어 공급 제한에 가격 상승 우려

https://v.daum.net/v/20260528110006802